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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의 반격

오솔주 2020. 11. 26. 03:39

아날로그의 반격

어린 내 눈에도 ‘Like a birgin’의 그녀는 몹시 매력적이었지만 그렇다고 바스락거리는 비닐 속에 고이 담겨있던 LP판을 어머니 몰래 꺼내 볼 용기는 없었다. 단순히 꺼내보기만 한다 해도 신중해야 할 것 같은 LP판의 시대가 저물면서 카세트테이프, CD, 메모리칩을 거쳐 이제는 굳이 어딘가에 저장할 필요도 없다. 이 모든 것을 겪은 내게는 그간의 변화들이 편리하고 단순해진 것 같아 좋을 뿐인데 디지털 네이티브들의 시각은 다른가 보다. ‘아날로그의 반격(데이비드 색스 글, 박상현·이승연 옮김, 도서출판 어크로스 펴냄)’은 디지털 네이티브들에게는 새로운,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매력적인 아날로그적인 것들에 대한 얘기다. 이 ‘반격’이란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디지털화로 사라지고 있다가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던 것들의 작은 움직임들에 대한 것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아날로그에 대한 열정 가득한 모습들을 만날 수 있다.음악이 가진 기술적인 면, 손으로 만져지는 느낌, 눈에 보이는 모습, 그리고 각각의 앨범마다 확연하게 다른 음질. “디지털화는 편리함의 극치인 반면, LP는 경험의 극치예요.” (본문 p.39)디지털 네이티브는 실제로 종이에 가장 관심이 높은 세대입니다. …중략… 그들은 종이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지 않아요. 디지털 네이티브는 종이가 정말 아름답고 신선하다고 느낍니다. 그들에게 디지털 기기는 일상용품입니다. 일상적으로 필요한 것들을 배달해주는 플랫폼일 뿐이죠. 인쇄물은 정보를 특별한 방식으로 정리하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본문 p.103)“관계는 아날로그입니다. 테크놀로지를 밀어붙이는 사람들은 가르침과 배움을 관계가 아니라 지식의 전수로 여깁니다. 교육을 관계라는 측면에서 보지 않습니다. 그저 정보에 더 많이 접근하고 전에는 불가능했던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으로만 여깁니다.” …중략… 교실에서 교사와 학생 사이에서, 학생과 학생 사이에서 벌어지는 아날로그 교육은 단순한 데이터의 이전 그 이상이다. (본문 p.360)아날로그로부터 디지털로의 이동은 언제나 뭔가를 포기하는 과정이고 완전하지 않게 적당히 만족하는 방법을 찾는 일이다. “아날로그가 항상 원본이고 항상 진실이지요. 현실은 아날로그잖아요. 디지털은 현재의 도구로 만들어낼 수 있는 최선이고요. 우습게도 사람들은 그 사실을 자주 잊어버려요.” (본문 p.398) 단순한 터치 조작만으로 많은 것들을 컨트롤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지만, 여전히 인간의 퇴화하지 않은 기관들의 자연스런 습성은 기술 발달을 따라가지 못 한 모양이다. 진작 뒷방 신세인 줄 알았던 아날로그가 재조명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터다. 아날로그를 찾는 이들의 관심이 단순한 반동에 그치고 말지 분명한 존재의 이유를 찾을지는 시간이 판단할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몰스킨 열풍부터 아마존 오프라인 서점의 등장까지 문화, 심리, 교육, 경제 전반을 뒤흔드는 새로운 아날로그 유행의 탄생 -왜 아마존은 맨해튼에 오프라인 서점을 냈을까? (5장 인쇄물) -실리콘밸리 리더들이 몰스킨 노트에 빠진 까닭은? (2장 종이) -오바마가 사랑하는 아날로그 시계, 시놀라는 어떻게 부활했을까? (7장 일) -레이디 가가는 왜 스트리밍 서비스 대신 LP레코드로 돌아섰을까? (1장 레코드판) -턴테이블과 필름 카메라에 열광하는 10대들의 이야기! (3장 필름) -아이패드가 교사를 대신할 수 있을까? (8장 학교) -낮에는 코딩, 밤에는 수제 맥주 만드는 밀레니얼 세대의 일상! (9장 실리콘밸리) 디지털 라이프가 영구적인 현실이 된 지금, 새로운 얼굴을 한 아날로그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테크놀로지 기업의 혁신가들과 젊은 세대가(일찍이 그것을 경험한 적 없던) 편리하고 친숙한 디지털 기술 대신 아날로그 제품과 아이디어를 의식적으로 선택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비용이 큰 아날로그에 다시금 뜨거운 관심과 투자가 쏟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뉴욕타임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칼럼니스트이자 비즈니스, 문화 트렌드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적해온 저자 데이비드 색스가 밀라노 디자인 위크부터 미국 내슈빌의 레코드 공장까지 디지털 시대의 놀라운 반전, ‘아날로그의 반격’ 현장을 탐험한다. 그는 뛰어난 관찰력을 바탕으로 변화의 핵심을 파악하고 소비자 심리학과 경영학, 그리고 관련 업계 최전선의 다양한 리포트를 종합해 디지털 라이프의 한계와 그 바깥에 실재하는 아날로그 세계의 가능성과 미래를 보여준다.

프롤로그 진짜가 아니라는 느낌
새로운 프리즘/ 포스트디지털 시대의 돌파구

1부 아날로그 사물의 반격

1장 레코드판 스마트폰을 탈출한 미래 세대의 음악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일/ 스트리밍이 부활시킨 레코드판/ 젊은 사람들이 턴테이블을 사고 있어요/ 데이비드 보위의 떨리는 목소리/ 번갯불과 반딧불이

2장 종이 가장 오래된 제품의 새로운 미래
노트 메이커에서 디지털 시대 아이콘으로 / 종이 노트는 전원도, 부팅 시간도, 동기화도 없습니다/ 몰스킨이라는 브랜드 DNA/ 실리콘밸리 기업이 종이 명함을 주문하는 이유 / 가장 창의적인 테크놀로지

3장 필름 로모그래피와 인스타그램이 말하는 것들
코닥 공장의 폭파 사진/ 21세기에 필름 회사를 차린다고? / 로모그래피와 인스타그램/ 잠자는 거인을 깨워라/ 임파서블 프로젝트/ 깨어난 포스

4장 보드게임 네트워크 바깥의 네트워크
‘쿨’한 사교의 공간 / 거기서 사람들은 다가가고 이야기하고 웃는다/ 상대의 표정을 읽어내는 재미/ 게임 소믈리에 / 보드게임의 디지털 활용법/ 게임 디자이너의 밤

2부 아날로그 아이디어의 반격

5장 인쇄물 무겁기 때문에 무게 있는 이야기
독립 잡지 구독 서비스/ 트래픽과 독자의 차이점/ 스마트해지는 느낌을 팝니다/ 완독의 즐거움/ 풀뿌리와 틈새시장의 반격

6장 오프라인 매장 알고리즘이 말하지 못하는 것들
유브 갓 오프라인/ 점원이 추천하는 책 / 아마존 성공의 함정/ 애플 제품을 가장 비싸게 사는 곳/ 뉴욕의 풍경에서 책을 치워보세요 / 북컬처

7장 일 로봇을 대체한 노동자들의 이야기
디지털 경제의 창조적 ‘파괴’/ 상처받은 자동차의 도시/ 인간의 판단력을 되찾아오다/ 승자 독식의 디지털 비즈니스/ 1루타와 2루타로 득점하는 게임 / 지역 공동체를 위한 투자

8장 학교 아이패드가 교사를 대신할 수 있을까?
즐거움과 교육적 효과의 차이/ 아이들에게 노트북을 한 대씩 주자/ 교육 혁신: 교사와 학생이 빠진/ 공감 능력은 어떻게 길러지는가/ 디자인 사고/ 의심하는 연습/ 교사들이 해왔던 일/ 교사와 학생의 관계

9장 실리콘밸리 낮에는 코딩, 밤에는 수제 맥주
언플러깅/ 리노베이션 디지털/ 마찰과 창의성의 관계/ 새로운 얼굴의 아날로그/ 우리 몸도 아날로그잖아요

에필로그 여름의 반격
테크놀로지를 금지해서 ‘보존’하려는 것/ 균형을 찾는 과정

감사의 말
역자 후기
참고 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