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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리터러시라는 말이 생각났다. 세상의 디지털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디지털 문법을 배우지 못하면 정상적인 사회생활, 이를 넘어선 일상생활이 불편해지거나 불가능해지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아 각종 페이서비스를 통해 지갑없이 다니는 건 지갑을 가지고 다니면 그만이지만 무인주문을 위한 키오스크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면 뒤에 서있는 다른 손님들의 눈총을 받기 십상이기 때문. 요즘 아이들은 엄지손가락과 새끼손가락을 펴서 뺨에 붙여 전화를 하겠다는, 혹은 전화를 하라는 비언어적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던데 이것도 아마 디지털 리터러시 갭으로 인한, 즉 디지털 디바이드 사례일 것이다.이 책은 이러한 디지털, 로봇 시대의 발달로 인해 우리네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에서 다룬 과학철학 교양서이다. 주제 특성상 출간된지 4년반이 넘은 지금 그 이후에도 수많은 사례들이 생겼긴 하지만 주제 자체가 희석될 만큼 문제될만한건 크게 없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몇년전에 스치고 지나간 사례들에 대한 일부 추가 정보나 현재는 어찌되었는지 궁금증이 더해졌던 기회가 되기도 했다. 1장은 알고리즘 윤리학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여기서 다룬 트롤리 딜레마에 대한 이야기에 몇번 접한바 있어 흥미는 덜했으나(책에는 트롤리 딜레마가 전차문제로 쓰여있어서 순간 뭔가 했다.) 자율자동기술이 발달하면 현재의 드라이버driver라는 단어가 운전하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가려는 곳으로 나를 데려다 주는 기계를 지칭하게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은 신선했다는.운전이야기를 하나 더 해보자면 오래전 운전을 할 수 있다는 말은 조금 과장해서 파워핸들 없이도 유턴할때 쓱쓱 핸들을 돌릴 수 있는 힘이 있고, 클러치를 다룰 수 있으며, 갑자기 펑크가 나더라도 리페어 타이어로 교체할 수 있는 기본 정비능력까지를 포함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마 앞으로 10년? 아니 5년쯤 지나면 차선이탈방지 또는 거리측정을 통한 충돌방지 기능을 통해 좁은 골목을 빠져나오는 기능(이런게 생기겠지?), 자동 파킹 기능 등이 없다면 운전을 할 수 있다라고 말하기 힘들어지는 사람이 많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더라는.이거 말고도 인공지능 번역에 대한 이야기(저자의 생각을 담은 대표적인 인용문이 번역가가 충실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원문으로부터 점점 멀어진다 -홈볼트), 칸아카데미나 코세라 같은 온라인 교육서비스에 대한 이야기(이 부분을 보면서는 전에 읽었던 이지성씨의 에이트가 생각났다. 그러고보니 책의 주제 자체가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인듯), 여가에 대한 이야기 들도 흥미로웠는데 특히 여가에 관한 칙센트미하이의 언급이 눈에 띄었다. 사람들은 자유시간을 즐기는 것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며 별다른 기술도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다. 자유시간은 일보다도 즐기기가 어렵다. 여가를 효과적으로 쓰는 방법을 알지 못하면 여가가 아무리 생겨도 삶의 질은 높아지지 않는다. 여가를 효과적으로 쓰는 것은 자동적으로 획득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 칙센트미하이는 체스, 암벽등반, 요트타기, 작곡, 춤처럼 규칙과 기술을 습득해야 하고 목표가 분명하며 명확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활동들이 최적경험 을 제공하는, 일상과 확연히 구분되는 활동이라고 하는데 동의가 될듯도 하고 아닌듯도 하고 헷깔리더라는. 이 기준에서는 멍때리기는 여가가 아니려나. 비디오게임은 들어갈것도 같고.책을 펼치며 이 책의 결론부분에서는 어떤 내용을 다룰까 순간 생각하다가 떠오른 단어는 요새 몇차례 접했던 메타인지, 호기심 같은 키워드였는데 역시나 호기심과 질문이었다. 사람이 사람다울 수 있는 지점을 시인 메리 올리버의 이 우주가 우리에게 준 두 가지 선물, 사랑하는 힘과 질문하는 능력 이라는 문장을 인용하며 갈음하고 있었다는.
무인자동차, 자동 번역 기계, 외뇌 혁명, 전투로봇…
도구적 인간의 마지막 발명품
로봇의 시대에 대처하는 미래 인문학
로봇 시대, 인간의 일 은 IT 전문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며 기술과 사람이 건강한 관계를 구축할 방도를 모색해온 디지털 인문학자가 내놓은 우리 시대의 질문들이다. 저자는 인공지능 로봇 시대라는 문명사적 전환에 대해 거대한 물음을 던지기보다 내일 우리가 맞닥뜨릴 현실을 구체적으로 질문한다. 10가지의 미시적 질문들이 엮어낸 미래에 관한 생생한 지도는 새로운 기술 정보와 떠오르는 이슈에 대한 파편적 접근을 뛰어넘어 우리에게 거시적 안목과 실질적 교양을 제공한다. 이 책은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와 있는 로봇 시대를 항해할 지표가 되어줄 것이다.
프롤로그 | ‘멋진 신세계’를 불러올 로봇 시대가 열리다
Chapter 1 알고리즘 윤리학 | 무인자동차의 등장, 사람이 운전하는 차가 더 위험하다?
스스로 운전하는 차들의 경쟁 / 땅으로 내려온 행성 탐사 기술 / 사람이 운전하지 않으면 바뀌는 것들 / 우리는 운전대를 로봇에게 넘길 수 있을까 / 자율주행차의 사고, 누가 책임질까 / 누구를 죽일 것인가 / 도로에서 삶으로 들어온 자동화
Chapter 2 언어의 문화사 | 자동 번역 시대, 외국어를 배울 필요가 있을까
인류의 꿈, 바벨 피시의 등장 / 에니그마에서 인공지능까지, 기계 번역의 역사 / 인간 번역 VS 기계 번역 / ‘중국어 방’ 사고실험 / 인간의 본능이 로봇에겐 난제/ / 언어 장벽이 사라지는 시대에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 / 외뇌 시대, 언어 능력도 아웃소싱할 수 있을까
Chapter 3 지식의 사회학 | 지식이 공유되는 사회, 대학에 가지 않아도 될까
대학 졸업장이 한낱 종잇장이 되다 / 교실을 넘어선 새로운 교육 / 한계비용 제로 사회의 역설 / 인류 지식의 보고, 백과전서에서 위키피디아로 / 지식 도구의 진화 / 정보의 유효기간이 단축되는 지식 반감기 / 지적 존재가 되는 길
Chapter 4 일자리의 경제학 | 제2의 기계 시대, 내 직업은 10년 뒤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두 번의 항공 격추 사고가 알려준 것 / 구조적 실업 / 지식산업을 장악한 제2의 기계 시대 / 러다이트 운동은 무용했는가 / 잘못 예측된 미래 / 나의 일자리는 어떻게 될 것인가 / 평생직업이 사라진 시대, 어떻게 일하며 살아야 할까
Chapter 5 여가의 인문학 | 노동은 로봇이, 우리에겐 저녁 있는 삶이 열릴까
노동은 기계가, 사람은 휴식을/ / 여가란 무엇인가 / 역설적인 타임 푸어 시대 / 자유로운 시간에 자유롭기 위하여
Chapter 6 관계의 심리학 | 감정을 지닌 휴머노이드, 로봇과의 연애 시대가 온다?
로봇에 감정을 이식하다 / 로봇과 사랑을 나눌 수 있을까 / 반려로봇의 합동 장례식 / 로봇은 어떻게 감정을 느끼는가 / 로봇 개를 발길질하는 것은 잔인한가 / 인간에게 감정이란
Chapter 7 인공지능 과학 | 인공지능의 특이점, 로봇은 과연 인간을 위협하게 될까
컴퓨터, 체스의 신을 꺾다 / 인공지능 연구의 밀물과 썰물 / 인간의 마지막 발명품 / 의식 없는 지능의 진화 / 아시모프의 로봇 3+1 원칙 / 우리가 직면한 또 다른 물음
Chapter 8 호기심의 인류학 | 생각하는 기계에 대해 인간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치명적 오류가 생존의 이유 / ‘왜’를 억압해온 역사 / 질문이 필요 없는 미래 / 인류가 성취해낸 것들의 근원 / 결핍을 발견해내야 하는 시대
Chapter 9 망각의 철학 | 망각 없는 세상,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기계 기억의 진화 / 잊혀질 권리 / 게이트키핑식 두뇌 / 망각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면 / 아웃소싱할 수 없는 기억의 조건
Chapter 10 디지털 문법 | 우리가 로봇의 언어를 배워야 하는가
미래의 문맹자 / 블랙박스를 해독하는 코드 리터러시 / 이르 요론트 부족의 비극 / 신적인 인간, 인간적인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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