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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너무나 재미나게 해서 주위를 즐겁게 해주는 사람이 있잖아요! 제가 아는 선생님 중에도 한 분 계시거든요. 사실 내용 그 자체는 안타까울 때도 있고 웃으면 미안해질 때도 있는데, 이상하게도 그 분이 말씀만 하시면 주위가 다 웃음바다가 되는 거에요. 저와 같은 교과를 가르치는 그 분은 제가 멘토로 생각하는, 굉장히 합리적이면서도 위트있는 선생님이라서 제가 무척 존경하는 분이에요. 아쉽지만 저에게는 그런 재주가 없어서 저는 수업에 열중하는 타입이랍니다. 한 때는 저도 그 분을 닮고 싶어서 노력도 해봤지만 무척 재미있게 들었던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해주면 그런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어색해서, -에라, 나는 나만의 길을 가련다-하며 일찌감치 포기했죠. 왜 성교육을 할 때 자신이 얘기하면서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 있잖아요. 전 그 정도는 아니지만 그 분의 그 맛깔스러운 입담을 표현하기란 어렵더군요. 그래서 전 제가 좋아하는 역사 이야기, 문화 이야기로 저도 즐겁고 아이들도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야겠다 생각했답니다. 수업 중간중간 문화적인 측면이나 유래 등을 설명해주면 더 관심을 갖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 책, [일본기담]도 무서우면 어쩌나 벌벌 떨면서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엮은이들의 말에 의하면 우리나라 기담과 일본 기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고 해요. 한국 기담에서는 혼령들이 나타나 그들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결국 악한 사람이 벌을 받는 인과응보적인 측면이 강하지만, 일본 기담에서는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이 악령으로 나타나서 직접 복수를 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악한 사람이 벌을 받는다는 메시지가 뚜렷한 대신, 일본기담에서는 착한 사람이라도 여인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는다거나 해서 의도치 않게 원한을 사면 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인식이 드러나 있습니다. 이 책에는 <원한>, <사랑>, <요괴>, <동물>, <괴이>의 다섯 챕터에서 각각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데요, 전체를 아우르는 소재라 한다면 역시 사랑과 전쟁, 아니 배신이라고 할까요. 사랑에 배신당하거나 일찍 죽게 된 여인이 원령으로 나타나 한 때 사랑했던 남자에게 복수한다는 이야기들입니다. 특이한 것은 우리나라는 죽은 사람들만이 원령으로 나타나지만, 일본 기담에서는 살아있는 사람도 원한이 생기면 그 원념으로 인해 모노노케라는 생령이 된다는 점이죠. 살아있는 사람이 공포스런 원귀가 된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끔찍한 일입니다.
사실 저는 일본 요괴들에 대해 무섭다거나 공포스럽다는 마음보다 오히려 ‘귀엽다’는 이미지가 강했어요. 아주 오래 전에 읽었던 소설책중에서 요괴들이 사람을 돕는다는 명랑한 내용도 있었거든요. 하지만 역시 요괴는 요괴인 법. 귀엽거나 따뜻하기만 할 수는 없겠죠. 부르르. 하지만 우리나라 전래동화와 비슷한 <일본판 콩쥐팥쥐전>, <일본판 혹부리 영감>도 신선했고, 같이 자살하려던 연인에 얽힌 이야기는 코믹한 점도 있었어요. 오싹하기도 했지만 기담 그 자체뿐만 아니라 기담이 탄생하게 된 배경, 그 당시의 풍습, 역사적인 설명이 곁들여져서더 유익했습니다. 요즘수업에 스크린회화를 시도하고 있는데드라마에등장하는 귀 없는 비파 명인 이야기를 이 책에서 알게 된대로 더 자세히 들려줘야겠습니다. 흐흐흐.
[4]
백 개의 촛불이 꺼지면 귀신이 찾아온다!
한밤중에 촛불을 끄며 읽는 때론 잔혹하고, 때론 슬픈 무서운 이야기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생활 속에 기이한 이야기가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오랜 세월 이어진 기담들이 만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 등으로 재해석되어 많은 인기를 끌어 왔다. 이렇게 일본에서 기담이 자주 회자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역사상 내전이 오랫동안 계속됐기 때문에 죽음이 항상 가까이 있었으며, 불시에 찾아오는 자연재해의 영향도 빠뜨릴 수 없다. 이렇게 갑자기 찾아와 삶을 앗아 가는 존재들과 공존하며 역사를 발전시키면서 일본만의 독특한 이야기들이 탄생했다.
일본기담 은 일본인만이 이해할 수 있는 역사적 배경을 우리가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한국 작가와 일본 작가가 공동으로 서술한 것이 특징이다. 양국의 작가는 이 책에 수록될 보편적이고 기괴하며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함께 선택했으며, 그것을 우리가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
이 책은 총 다섯 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원한, 사랑, 요괴, 동물, 괴이가 그것이다. 각 장에는 주제어에 부합하는 기묘한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다. 사람에 상처받고 죽어서 요괴가 된 사람들, 사랑에 복수하고자 스스로 괴물이 된 여인, 때론 인간을 속이고 또 때로는 은혜를 갚은 동물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일본 특유의 요괴들을 수록한 것은 물론이며, 계모와 의붓딸, 인간의 욕심 등 한중일, 나아가 서양까지 아우르는 인간사의 각종 클리셰들까지 이 한 권에서 만날 수 있다.
원한
추녀의 복수_ 오쓰야 괴담
귀 없는 비파 명인_ 호이치 이야기
마지막 남은 한 장의 접시_ 오기쿠의 복수
실연의 끝_ 원령이 된 기요 히메
사랑에 집착한 여인_ 모란등 기담
떠나지 못하는 아내_ 살아 있는 남편을 지키는 죽은 아내
사랑
함께 죽다_ 시나가와 동반 자살 사건
사랑의 끝_ 푸른 두건
남자가 사랑할 때_ 두려움 없는 사랑
연인을 만나기 위해_ 후리소데 화재
우리 또 만나요_ 다시 태어난 다마
요괴
요괴와 맞선 칼_ 눈먼 스님의 요괴 퇴치
귀신들의 행진_ 백귀야행 이야기
목이 자유자재로 늘어나는 요괴_ 로쿠로쿠비 이야기
목이 날아다니는 요괴_ 누케쿠비 이야기
괴물에게 쫓기다_ 야만바 이야기
아이를 부탁해요_ 우부메 이야기
동물
고양이와 사귄 여인_ 마루야마 유녀 이야기
고양이는 영물_ 변신하는 네코마타
원수를 갚다_ 바케네코의 복수
너구리 발 닦기_ 은혜 갚은 너구리
신부 가로채기 대작전_ 신부를 넘본 너구리의 최후
할머니의 원수를 갚다_ 토끼의 복수
괴이
행운과 불운의 갈림길_ 기비쓰의 가마솥 점
형제의 운명_ 황금 맷돌 이야기
오다 노부나가를 죽인 사나이_ 닌자 가신 고지
사이좋은 자매_ 오긴과 고긴
일본판 콩쥐팥쥐전_ 고메부쿠로와 아와부쿠로
일본판 혹부리 영감_ 오니에게 혹이 떼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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