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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옛이야기는 언제나 따뜻하고 재미있고 교훈적이죠. 옛이야기 속에는 우리 조상들의 생활모습도 엿볼 수 있어 더더욱 좋은 듯 합니다. 훌렁쓰고 훌러덩 벗는 요술 망태기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소가 된 게으름뱅이’와 비슷한 모티브를 가지고 있어요. 가면을 쓰고 소가 되는 것과 무를 먹으면 다시 사람으로 돌아오는 것이지요. 하지만 ‘훌렁쓰고 훌러덩 벗는 요술 망태기’에는 더 재미있는 요소들이 곳곳에 숨어 있고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어 ‘소가 된 게으름뱅이’를 아는 아이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이 이야기는 조선 후기가 배경인데요, 조선 후기 매관매직이 판을 치던 때의 이야기에요. 전라도 남원골에 사는 주인공은 열심히 일해서 돈을 많이 모았지만 재산이 늘어나도 마음 한구석이 허전했어요. 바로 벼슬자리 하나 없었기 때문이였지요. 조선시대에는 양반 상민의 구별이 엄격하던 때이다 보니 벼슬을 탐내는건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겠지요. 그래서 부자도 죽기 전 소원, 지금으로 치면 버킷리스트가 ‘벼슬 한번 해보기’ 였던거였죠. 그래서 재산 사천석 중 천석을 팔아 돈을 마련해 벼슬을 사고 판다는 김정승 댁으로 가게 됩니다. 이 대목을 보면서 사람이 부가 전부가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일 하나 정도 가지는 건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그 일이 합법적이어야 하겠지만요. 부자가 많은 돈보다 더하고 싶은 일을 가지고 있는건 좋았지만 그 일이 합법적이지도 않고 또한 함께 있는 가족들은 전혀 생각하지 않은 일이라는 것이 좀 많이 안타깝네요. 김정승댁으로 간 부자는 돈다발을 내놓으며 벼슬자리 하나 달라고 부탁을 하죠. 하지만 돈을 더 뜯어내려는 정승은 돈을 받고 기다리라고만 하죠. 그렇게 일년이 흘러도 소식이 없어 다시 정승을 찾아가 얘기하자 정승은 벼슬자리가 있긴한데 다른 대감이 낚아채서 속상하다며 은근 더 많은 돈을 달라는 뜻을 내비치죠. 그래서 부자는 사람을 고향으로 보내 돈을 가지고 오게 하고 그렇게 또 일년을 기다려요. 이런식으로 돈을 더주고 기다리기를 반복하다 결국 부자는 사천석지기 땅을 모두 대감 밑으로 쏟아붓고 쫏겨나듯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었어요. 못 먹어 힘이 없던 부자는 참외밭에 있던 노인에게 참외하나만 달라고 부탁하는데 노인은 내기 장기를 제안하죠. 장기에서 진 부자는 망태기를 쓰게 되는데 망태기를 쓰자 소로 변하고 말죠. 잠시 자리를 비우게 된 노인은 소가 (사실은 부자죠)무를 못 먹게 잘 보라고 말하죠. 무를 먹으면 무슨 수가 생기겠다 직감한 부자는 몰래 무를 먹게 되고 다시 사람으로 돌아오게 되요. 이 부분이 우리가 알고 있던 옛이야기와 상당히 비슷한 부분이에요. 옛이야기에서는 다시 사람이 된 게으름뱅이는 개과천선해서 집으로 돌아가 부지런히 사는데요 우리의 부자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김정승 댁으로 다시 돌아가요. 벼슬이 욕심나 돈을 주고 벼슬을 사려고 한 부자도 잘못이지만 벼슬을 사고 팔며 돈벌이를 하는 정승이 사실 더 나쁘긴 하죠. 더욱이 부자 입장에선 전 재산을 모두 바쳤지만 작은 벼슬 하나도 못 얻었으니 얼마나 억울했겠어요. 그래서 정승댁으로 다시 돌아간 부자는 기회를 엿보다 정승에게 몰래 망태기를 씌었고 소로 변한 정승을 보고 놀란 정승의 아들은 다시 정승을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무당이며 좋은 약은 다 써보았지만 소용이 없었죠. 그때 부자가 슬쩍 나서 고향마을에 가면 도승이 있는데 도승이 대감의 병을 고칠 수 있을거라며 여비를 받아 고향으로 내려가죠. 그렇게 고향으로 내려간 부자는 가족과 며칠을 보내다 무 가루를 담아 다시 대감댁으로 돌아가 대감을 약올릴 목적으로 구정물에 무가루를 타서 함께 먹이며 다시 사람으로 돌아오게 만들어 주었죠. 다시 사람으로 돌아온 정승은 부자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며 사또 자리를 제안하지만 부자는 다 싫다며 고향으로 돌아가 땅 일구며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예나 지금이나 남의 것 탐내고 욕심을 부리면 안되겠죠. 요즘도 요술 망태기가 있어 남의 것 탐내고 욕심 부리는 사람들에게 요 망태기를 씌어 드리고 싶네요. 그럴려면 망태기가 너무 많이 필요할까요? ㅎㅎ 요술 망태기가 있어도 소로 변할 사람이 없길 바래봅니다.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슬기를 느낄 수 있고, 재미와 웃음을 만날 수 있어요옛이야기를 읽으면 이야기 속에 담긴 우리 조상들의 삶을 만날 수 있어요. 어려운 일을 극복해 나가는 주인공을 만나기도 하고, 주인공과 함께 모험을 떠나 새로운 세상을 만나기도 하지요. 어디 그뿐인가요? 옛이야기 속에는 우리가 꼭 간직해야 할 수많은 가르침이 담겨 있어요.읽으면 뚝딱 용기가 생기고, 뚝딱뚝딱 재치를 배우기도 합니다. 쑥쑥 우정이 깊어지고, 쑥쑥쑥 정직한 마음과 믿음이 자라나기도 하지요. 무엇보다도 옛이야기 속에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슬기를 느낄 수 있고, 재미와 웃음을 만날 수 있습니다. 훌렁 쓰고 훌러덩 벗는 요술 망태기 는 죽기 전에 꼭 해 보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재산을 몽땅 팔아 한양으로 올라간 시골 부자의 이야기입니다. 부자의 소원은 뭘까요? 한양에서 어떤 일이 펼쳐질까요? 소원은 이루었을까요?여러분이 시골 부자가 되어 함께 떠나 보세요. 아마 돌아오는 길에는 여러분 마음속에 재치가 쌓이고 웃음이 피어나고 욕심을 부린 자신을 반성하게 될 거예요.들을 때마다 새롭고 또 들어도 재미있는 우리 옛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아요.